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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12코스( 암아교차로 ~ 배둔 시외버스터미널)

남십자성 2023. 9. 28. 13:53

남파랑길 12코스는 창원시 진전면 암아교차로에서 고성군으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고성의 대표 관광자원인 당항포 관광지와 고성 공룡엑스포 공원을 경유하면서 18km를 걸어야 하는 길이다 

 

암아교차로에서 12코스 안내판을 확인하고 큰 도로에서 좌측으로 꺽어 들면 율티리의 넓은 가을들판 가로지르며 흐드러지게 붉게 핀 백일홍의 가로수길을 걷게된다

 

그 길이 곧 한국의 아름다운 길 이다

 

아직은 이렇게 아름다운 둘레길에 산길을 걷고 있지만  몸은 예전 같지가 않다 둘레길을 걷거나 산길을 걷다가 곁을 지나는 젊은이의 힘찬 발걸음이 어느새 저만치 앞서가면 잠시 서글픈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크게 숨을 들어마시며 지극히 당연한 일이야 하고 금새 마음을 돌려 먹는다 

 

 이렇게 산길이든 바닷길이든 마음만 내키면 언제든지 나서서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한 생각을 가진다

 

작열하는 태양아래 분주했던 한낮이 지나면 잔잔하고 평화로운 저녘을 맞는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듯 시간이 지나면서 낡아가는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흰머리카락이 보이기 시작하고 할멈은 염색이라도 하라고 채근하지만 나이 들면 머리카락이 빠지고 희여지는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싱겁게 받아 넘긴다 키가 줄고 살이 빠지고 주름이 늘어가는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는거다

 

변해가는 내 모습에 익숙해 지고 낡아가는 것을 오히려 소중하게 여기려 한다 같이 낡아가는 친구들과 월남전의 참전 전우들 나 못지않게 늙어가는 마눌과 토닥거리면서 함께  살아오는 동안 겪었던 낡은 이야기 들을 노래처름 되풀이 한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마시면서 낡은 것들과 함께하는 편안하고 구애됨 없이 걷는 남파랑길의 걸음이 좋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만큼 시간은 빨리 흐른다 몸과 마음과 함께 정신도 천천히 낡아가고 있다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도 점점 잛아진다 그래도 아직 마눌과 함께 영업장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살아오는 동안 함께했던 많은 순간들을 가끔 하나씩 소중하게 꺼내서 되세겨 본다면 남아 있는 시간 혼자서라도  흐뭇한 행복을 느낄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흘려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도망쳐온것도 아닌 세월 붙잡아도 어차피 가는 세월  멀게만 느껴지고 아득하게 보였던 70代 후반의 등짐을 지고 비낀노을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 ~ 

 

산이 좋아서 오랜세월 산에 푹 빠져서 오직 올라야 할 정상만을 바라보며 걸었었다 언제부터인가 등산길이 아닌 둘래길이 좋아 작년 한해 해파랑길을 완주하였고 올해 들어 남파랑길을 또 이렇게 걸어오면서 비로소 길이란 발걸음이 향한 앞에만 있는것이 아니고 내가 걸어왔던 그 길이 뒤에도 있다는 것을 깨닿게 되었다 

 

인생의 길도 마찮가지가 아닌가 싶다 앞만 보고 달리는 바쁘고 고된 인생길이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에만 길이 남아 있는것이 아니고 지나온 시간에도 내 삶의 길이 남아 있음을 새삼 반추해 보면서  비록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애틋한 추억으로 회상할 수 있고 지나왔던 길을 남파랑길의 걸음속에 되돌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그렇게 문득 멈춰 뒤돌아 보며 내가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노라 가는세월을 조용히 담아 본다 / 남파랑길에서~~

 

당항만끼고  건너 고성군의 동해면과 마함면을 조망하며 걷는 아름다운길 당항포 둘래길 

 

역전의 참전 老兵 작년 추석날엔 해파랑길 41코스 양양군의 남애해변을 걸었고  올해 추석날은 남파랑길 12코스 당항포 둘래길을 걷는다 

 

 

길가에 빨갛게 꽃을 피운 꽃무릅을 본다 

 

오전 10시 사상터미널을 출발 마산터미널 도착 마산 동부경찰서 앞에서 73번 버스로 진북면사무소에 하차 택시로 암아교차로에(12시 10분) 도착과 출발 다섯시간에 18km를 걸어 오후 다섯시  12코스 종착점 배둔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부산행 버스를 탄다

 

 최진사: 정말 아름다운 길입니다. 박사령관 말대로 이젠 누가 추월해서 앞에 가더라도 "그래 먼저가라" 느긋해진 마음입니다. 그게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이지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즐기면서 걸으십시요. 고성이라면 강원도에 있는줄로만 알았는데 경남에도 고성이 있더군요. 공룡 발자욱도 남아있고... -[10/01-21:16]-


 정우진: 박사령관 전우님 잘보았습니다. 조국의 길은 예술이고 작품이고 지구상에 최고 같습니다.
인생 이바구도 실감나는 설명과 함께  도전 현재 멋진 적응....대단함니다. -[10/01-23:05]-


 김병장: 천지개벽한 예전에 몰랐든 아름다운 길을 잘 봅니다...박사령관 전우님 덕분입니다...감사드리며,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10/02-08:05]-


 박재영: 정우진 선배전우님 ! 일찍이 기회의 땅이라 일컷는 아메리카로 건너가셔서 태권도로 아메리카드림을 이루신 선배전우님께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이렇듣 항상 고국과 고향을 그리워 하시며 제 글에 답글로 마음을 전해주심에 고마움을 전하며 언제 고국을 들리시는 길이 있으시면 만나 뵈올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건강하세요 -[10/02-08:42]-


 장성표: 남파랑길이 본격적으로 시작이네요 우리나라 둘레길은 세계어느나라 길보다도 아름다운 길이네요
열심히 따라갈 생각입니다 -[10/02-16:16]-

 장문길: 박전우 올만이요.명절 뒤끝 즐겁게 보내셔요 광안리 한번 오이소야~ -[10/02-22:22]-


 참전자: 고성 개천 옥천사 청년암 1974년에 머문지가 어제같은데 벌쎠50여년이 되었네요 -[10/03-00:09]-


 백동기: "배둔"하면 우리나라 경제개발을 이끈 이곳출신 김학렬 경제기획원장관이 생각납니다.부산 경남여고 선생님으로 재직시 행정고시에 합격 경제관료로 관계에 진출 박정희 대통령께서 수루(학)이라는 별명을 하사할 정도로 사람이 곧고 안목이 넓고 깊었다.경제건설부 장관을 하면서 경부고속도로 소양강댐 건설등 이분의 손을 거쳤다. -[10/03-04:49]-

 

 

 

 김  영 : 80년대 초반 마산에 근무할때...서울대 법대 중퇴하고 고성 옥천사에서 수도 정진한다는 옆자리 친구라는 분을 만나...셋이서 오동동 홍콩바에서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어느 하늘아래 사시든지 신앙인으로 대성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10/03-10:54]-


 참전자: 여름방학 바캉스가 아니고 청년암에서 산캉스 했습니다 -[10/04-00:14]-